오니피언시대를 읽는 깊이 있는 통찰, 사회를 변화시키는 지성의 목소리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내정간섭···모스 탄 의 오만한 태도

  • AD 내외매일뉴스
  • 조회 8
  • 2026.08.01 04:59
 
 
〔국장 칼럼〕
 
 
대한민국은 주권국가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최근 모스 탄(Morse Tan) 전 미국 국제형사사법대사를 둘러싼 논란을 지켜보면 우리는 이 당연한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모스 탄 전 대사는 미국 내 강연과 공개행사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어린 시절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수사기관은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그를 기소했다. 현재 그는 정보통신망법 및 형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법원은 재판이 진행 중인 외국인이라는 점과 출국할 경우 형사재판 진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출국정지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은 “31일 모스 탄 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출국정지 연장처분 취소 소송에서 이미 효력이 종료된 처분에 대해서는 각하 결정을 내렸고, 현재 적용 중인 출국정지 처분에 대해서는 적법하다고 판단해 기각”했다. 또한 집행정지 신청 역시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사실상 대한민국 사법체계 안에서 재판을 받아야 할 필요성을 인정한 셈이다.
 
그럼에도 모스 탄의 행보는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그는 단순히 현직 대통령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한국의 선거제도 전반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이른바 ‘한미부정선거공동조사단’이라는 이름 아래 한국 선거를 미국과 함께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과연 모스 탄 에게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로 보이는 것인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자에 대한 비판은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 대통령 역시 국민의 평가와 비판에서 예외일 수 없다. 그러나 비판은 사실에 기초해야 하며, 최소한의 검증과 책임을 전제로 해야 한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단정적으로 제기하고 이를 국제적으로 확산시키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의 영역을 넘어선다. 특히 그 대상이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면 이는 단순히 특정 정치인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문제를 넘어 국가의 신뢰와 헌정질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국내 일부 극우 세력이 모스 탄을 마치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구하러 온 구원자인 것처럼 추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선거 문제는 대한민국 국민이 판단하고 대한민국 헌법기관이 해결할 문제다. 외국 정치인이나 전직 외교관이 한국 정치의 심판자 역할을 자처하는 순간 그것은 조언의 수준을 넘어 내정 간섭이다.
 
만약 한국의 전직 장관이나 정치인이 미국에 들어가 "미국 대선은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선거관리 시스템을 공개적으로 부정하고 다닌다면 미국 사회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마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자국 민주주의에 대한 무례한 개입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대한민국 역시 다를 이유가 없다.
 
국가의 주권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가볍게 다룰 수 없는 가치다. 동맹국이라고 해서 상대국의 정치와 선거 문제에 개입할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한미동맹 역시 상호 존중과 주권 존중이라는 원칙 위에서 유지되는 것이다. 오히려 미국 정부의 고위직을 지낸 경험이 있는 인물이라면 타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존중하는 태도를 먼저 보여야 마땅하다.
 
지금 우리 사회가 경계해야 할 것은 특정 정치인에 대한 호불호가 아니다. 사실보다 음모론이 앞서고, 검증보다 선동이 힘을 얻으며,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보다 외부 인사의 주장에 더 큰 권위를 부여하는 풍조다. 민주주의는 의혹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증거와 절차, 그리고 법치 위에서 작동한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이 선출한다. 대한민국의 선거는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 따라 관리된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문제는 대한민국 국민과 대한민국 사법체계가 해결한다. 이것이 민주주의이고, 이것이 주권국가의 원칙이다.
 
모스 탄은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기에 앞서 타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자세부터 배워야 한다. 근거가 입증되지 않은 의혹을 확산시키고, 대한민국의 선거제도와 사법체계를 흔들며, 외부의 권위를 앞세워 한국 사회를 재단하려는 태도는 결코 책임 있는 행동이라 보기 어렵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그리고 동맹에는 상호 존중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을 자신의 정치적 무대처럼 여기며 음모론과 의혹을 확대 재생산하는 행위는 자유의 이름을 빌린 무책임이며, 동맹의 이름을 앞세운 오만 이다.
 
〔mailnews7114@korea.com〕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싸이공감 네이트온 쪽지 구글 북마크 네이버 북마크